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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어공부는 어떻게 공부하는가가 더 중요한거 아시죠?

입으로 읽기 VS 눈으로 읽기 2010-11-23

오늘 아침 저는 기르던 강아지를 아침 일찍 병원에 맡기고 모처럼 아주 조용한 오전 시간을 가졌습니다. 오후 6시 반에 찾으러 가면 된다고 하니 그 시간까지는 좀 한가할 수 있겠구나 싶었죠. 그러자 이렇게 여유가 생긴 김에 평소에 잘 하지 못했던, 아니 하지 않았던 일을 찾아서 해보자 싶어졌습니다. 문득 화장실에서 집어든 월간지. 저는 잡지 읽는 것을 참 좋아하거든요. 그 중에서도 Oprah Winfrey 가 발행하는 O 라는 잡지는 두고 두고 읽는 편이지요. 언뜻 펼쳐본 페이지에 자그맣게 자리한 칼럼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. 제목은 The First Three Minutes. 우연히 만난 이성에게 호감을 느낄 때 이 사람이 과연 나와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순간적인 느낌으로 얼마나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그 골자입니다. 그렇죠, Malcolm Gladwell 이란 작가가 쓴 Blink 라는 책에서도 나왔던, 순간의 직관을 믿으라는 내용과 많이 겹쳐진 듯 합니다. 여기서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그 내용이 어떻더라...하는 것이 아닙니다.

저는 일단 소리를 내어 첫 줄부터 읽어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.

You walk into a party and head for the bar. Suddenly someone is beside you...

분명한 것은 이 칼럼에 눈이 갔던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. 전에도 (벌써 두 어 달 전에 구입한 잡지거든요) 여러 차례 제 눈길이 머무르긴 했던 페이지거든요. 그런데 죽 읽어가면서 전혀 새로운 내용으로 느껴지는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. 소리내서 읽는 시간동안 제 머릿속에서는 ‘어디 어느 부분에서 내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나 한 번 보자’ 하는 일종의 게임을 시작하고 있었던 것도 같습니다. 하여튼 저는 분명 이 내용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었고 또 공감하면서 읽어 내려가고 있었지요. 저는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는 단어의 글자 모양이 얼마나 낯 익는 지, 내 귀에 들리는 내 발음을 들으며 이 ‘소리’가 얼마나 익숙한지를 순간순간 재빨리 판단하면서 한 편으로는 ‘휴우, 이 단어는 아는 거네. 이 말은 이런 뜻이겠 구나’ 하면서 조심스레 읽고 있었습니다. 즉 저는 ‘집중’을 하고 있었던 거죠. 그게 제일 기분이 좋았던 부분입니다.

영어 읽기 지도에 관한 수업을 들으며 배운 것들 중 한 가지는 결국 학습자들이 눈으로 편안히 읽어가는 것을 거의 최종 목표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. 어느 일간지에도 썼지만 저는 참 그런 것을 잘 못하거든요. 눈으로 죽죽 읽어가면서 내용도 일일이 다 소화하는 거 말이죠. 자꾸 읽은 줄을 또 읽게 되고 그런가하면 어떤 줄은 아예 건너뛰게 되고 참 영어로 읽기를 한다는 것은 왠만하면 자(ruler)를 대고 읽어 내려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히 피곤하고 어려운 일인 것만 같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. 이건 꼭 영어의 수준만의 문제, 즉 단어를 잘 몰라서라든가 표현을 잘 이해할 수 없어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. 저는 한글로 된 책을 읽을 때도 그럴 때가 많거든요. 결국 얼마나 집중을 하는가가 또 하나의 중요한 관건이 된다는 거죠.

전 그럴 때면 소리 내어 읽기를 시작합니다. 그러면 이해도 더 잘되고 집중도 더 잘 되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곤 합니다. 일단 처음부분에서 그렇게 이해를 수월하게 시작하고나면 그 다음부터는 훨씬 읽으며 이해하기가 나아집니다. 뭐 ‘이건 결국 이런 얘기구나’ 하는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겠죠. 소리 내어 읽어 가다 보면 구두점에 맞추어서 대강 띄어 읽을 때가 나오고 또 이어서 한꺼번에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 비교적 분명하고 쉽게 다가오게 됩니다. 왜냐하면 우선 나 자신부터가 그런 식으로 묶었다가 떼었다가 하면서 읽고 있는 거니까요. 전 신문을 읽다가도 뭔가 집중이 필요하다 싶으면 연필을 쥐고 신문에 나온 글을 몇 글자 단위로 차근차근 따라 써보기를 시작합니다. 그러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 같거든요. 자 우리가 영어를 공부하면서 나중에 할 수 있게 되는 것, 즉 눈으로만 읽으면서 이해하기...이런 것을 당장 처음부터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랍니다. 소리내어 읽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니고요.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나만 좋자고 큰 소리로 읽는 것이 결코 인상을 좋게 해주진 않지만요 적어도 내가 내 정신을 다잡을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은 분명 될 수 있으므로 처음에 단어를 워낙 많이 모른다거나 표현을 이해하는 게 서툴다고 할 때는 비 교적 쉽고 짧은 내용을 많이 따라하는 것이 도움 될 수 있답니다.